얼마만에 올리는것인지 모르겠다.
정말 간만에 일기를 쓰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애인과 헤어지고 정신을 놓기 전 구원같이 학교에 취업을 하여 1년 남짓 일을 하였다.
헤어짐의 상처가 아물지 않아 술과 운동에 의존해 가며 살아왔던것 같다.
정신없이 일을하다보니, 의문이 들었다.
내가 원하는게 이게 맞는건가?
내가 이렇게 사는게 맞는걸까?
내가 왜 이렇게 불행하다고 느끼는거지?
이 길이 맞는길일까?
내가 이 나이에 다른곳에 취업을 할 수 있을까?
결혼은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이 들었고, 그 길로 퇴사 준비를 하였다.
마음을 다잡았다 생각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일은 자꾸만 나의 마음을 소란스럽게 했다.
부모님의 가족여행 계획.... 참으로 난감했다.
퇴사 후 면접과 취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계획에 겹쳐졌다.
거의 한달가량 고민했던 것 같다.
그러는 와중 부모님이 언제까지 건강하실 순 없는데.... 문득 이 생각이 들었다.
그 길로 취업을 포기하고,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을 하면서도 취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이 떠나지 않았다.
열심히 하면 복이 있을거다, 열심히 하면 결과가 좋을거다, 성실히 살면 누군가는 알아준다.
하지만 이는 내가 말하지 않으면 모를것이다. 부모님도, 그 누구도.
알아줄 필요도 없고, 오롯이 내 선택으로 나온 결과.
누구한테 화가 날 이유도 없지만....아마 여행 복귀 후 취업 준비를 하며 대상없는 분노가 느껴졌다.
이 분노가 가족을 향하면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 생각과 동시에, 스스로를 자취방에 가뒀다.
그 전에는 본가로 돌아갈 생각을 잠시나마 했었지만, 그것도 못하게 되었다.
사람과의 만남을 최소화 하면서, 한달간 면접을 다양각색하게 본것같다.
해본적 없는 물류센터, 아무것도 모르는 매니저...심지어는 과제PM 계약직 면접까지도 ...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분노는 절망으로 변해갔다. 하루...이틀.....
마지막 면접이야....이게 마지막이야....이게 진짜 마지막이야.....
배부른 소리일지는 몰라도, 합격은 했으나 가지 않은곳도 물론 있었다.
그러던 와중 두 곳의 면접을 보게 되었다.
첫번째 면접은 자취방 근처, 두 번째 면접은 원주.
면접을 보러 가는데, 이상하게 몸도 마음도 머리도 공허했다.
사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도 안나고, 거의 먼 산만 보고있었다. 그냥 몸을 잘 쓰냐, 뭘 잘하냐, 이런것을 물어본것 같긴하다.
아마도 노동 강도가 꽤나 있는 곳이겠지...
사실 마음이 무너져가기 직전에 보는 마지막 면접이었던것 같다.
마지막 면접을 보러갈 때는, 사실 떨어질것을 각오하고 갔다.
공부만 죽어라 했지, 실무적으로 아는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인걸 누구나 알 테니까.
지인이 해당 회사에 이야기 해준다고 했었으나 거절을 했었다. 무서웠으니까.
나에대해 좋게 설명한다 한들, 나는 그 사람이 설명한 장점에 매몰되어 퍼포먼스를 보여주려고 몸과 마음을 갈아넣을테니까.
오히려 부담이었다.
그러나 모든것에 비밀은 없는법이었다.
어떤 경위로 나를 알았던, 이미 지인이 소개해준 사람으로 되어버렸고, 그다지 고깝지 않은 시선속에서 면접이 시작되었다.
기술적인 문제? 사실 제한적으로 아는것이다.
지식과 실무의 접목? 사실 해봐야 아는것이다.
내가 아는 지식이 쓸모가 있는가? 하는 일에 따라 다르다.
솔직하게 말했다.
거의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내려 놓았었다.
대답조차 하기 어려웠다.
부담되었다.
막막했다.
이미 선입견을 가진 사람에게, 인식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사실... 처음으로 포기할까 라는 생각을 했다.
면접 진행도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점점 지식의 늪에서 실무의 늪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나를 보며 답답함을 느꼈다.
그러다 마지막에 면접관이 내가 맘에 든다는 말을 한다.
이때 뭔가....머리가 띵한 느낌이 들었다.
뭘까? 뭐지? 희망고문? 그냥 이벤트 같은건가?
결국은 인간적으로 맘에든다고 한다. 절박함도 보이고, 열심히 하려는 모습도 보인다고 한다.
난 보여준게 없다. 그냥 썩은 동태눈깔을 하고 도살장에 끌려온 돼지일 뿐이었지.
면접관은 합격이라고 말했다. 그때부터였나? 마음에 불씨가 다시 생긴듯 했다.
기쁜 마음도 잠시, 취직을 했으니 자취방을 옮겨야 하는것을 생각했다.
방을 보러다니면서 이렇게까지 내가 해야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집 근처에서도 잘 다닐 수 있지 않은가? 사실 잡생각이다. 배 불러서 나온 잡생각.
고민은 길게 가지 않았다. 취업을 했으니, 집을 옮긴다. 그뿐이다.
그리고, 나를 보고 인정해준 사람이 있다는것이, 나는 절실하게 고마움을 느꼈다.
면접장을 가서도 구박아닌 구박을 들었었고, 많은 비판을 들었는데 칭찬을 들은것은 처음이었던것 같다.
물론 규모가 작은 회사이고, 매일 야근을 한다고 하지만, 사실 일하고 내가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면 이후에도 무슨일이든 못하겠는가?
전쟁통 속에서도 아이가 태어난다고 했다.....이건 너무 간것 같다.
아무튼, 이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재미없는 포장작업, 포장작업, 포장작업 등등....
그러던 와중, 옛 애인과 찍은 사진을 발견했다. 다시 마음이 소란스러워지는것 같았다.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급속도로 머리가 아파왔다.
간신히 상처가 아물었을거라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나보다.
가위로 자를까도 생각했지만, 그 잔재조차 보이지 않게 태워버리는게 확실할것 같았다.
불로 태우는 과정에 울컥하긴 했지만, 연기때문에 그런것이라 생각을 한다.
과거를 묻어두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꼭 넘어가야만 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아마 이사를 하고 또 적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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